Skip to content

운영자 > 책을 보다

교육 오늘의 교육 (교육공동체 벗)

이민표 2011.08.16 18:07 Views : 174

오늘의 교육, 교육공동체 벗, 2011.7.8.

 

 

2011년 초 창간한 교육잡지다. 격월간으로 나온단다. 출근을 하니 책상 위에 놓여 있었다. 곽노현 교육감이 직접 읽어보고 교육청 직원들에게 돌렸단다.

 

진보교육감답게 역시 책 내용은 진보로 도배(?)되어 있다. 진보라기보다는 현장교육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비평을 담고 있다. 지난 1학기에 서울시 학교들에서 화제가 되었던 각종 정책들에 대한 현장교사의 반응과 편집자의 의견을 적은 ‘곽노현 교육감, 그의 여섯 가지 착각’을 보면서 곽교육감이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 교육청 내에 있으면서 채 정리하지 못하고 넘어갈 뻔한 사안을 이 글을 보면서 대충이나마 정리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후쿠시마 원전 사태’, ‘학습 부진아’, ‘학교를 버린 아이들’ 등 시사적인 내용도 여러가지 담고 있어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었다.

 

 

(15)

- - - 우리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이 석유 자체인가 아니면 석유가 제공하는 서비스인가, 우라늄인가 우라늄 전기가 제공하는 서비스인가도 생각해봐야 한다. 결국 우리가 원하는 것은 불을 밝히고, 난방을 하며, 이동을 하는 ‘에너지 서비스’이다. 방 하나를 밝히는데 썼던 백열등을 에너지 고효율 전구로 교체해 같은 양의 전력으로 방 네 개를 밝힐 수 있다면, 전력 소비량은 1/4로 줄어든다. 에너지 절약과 효율 개선이 곧 에너지 생산인 셈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에너지원보다 에너지 소비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어떤 에너지를 쓸 것인가‘를 고민하기 전에 어떻게 하면 에너지를 ’안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에너지를 ’잘 쓸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고민을 바탕으로 학교 에너지 교육 전반을 되짚어 보고 아이들에게 ’에너지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함께 답을 찾아가야 한다.

 

(22)

현재 매년 ‘학업 중단자’라는 이름으로 학교를 그만두는 것으로 보고되는 청소년들의 수가 공식 통계로만 7만 명을 넘고 있다. 이러한 통계는 매년 발생하는 학교 중단만을 취합하여 보고하는 것으로, 해마다 7만명이 발생하고 있고 중단 이후 복귀율이 20%인 것을 고려하면 현재 학교 밖에 있는 학령기 청소년들의 수는 최소한 30만 이상이다. - - -

최근 몇 년간 서울 지역 학교 중단율을 보면 학교에 100명이 입학하면 그중 한 명은 중도에 그만두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면 나머지 99명은 학교를 잘 다니고 있을까? 그렇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 그만두고 싶은 생각을 해본 학생이 거의 전체의 1/3(32.2%)이었다. 학교에 100명의 학생이 있다면, 100명 중 30명은 학교를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고 그중 5명(4.7%)은 자주 심각하게 그만둘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중 한 명(1.1%)은 얼마후 실제로 학교를 그만 둘 것이다.

 

(30)

- - - 그래서 상담 교사들은 가출을 하거나 싸움을 하는 ‘문제아’들이 오히려 건강할 수 있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의 불만과 상황을 행동으로 표출하고 나서기 때문이다. 상담 교사들이 가장 심각하게 생각하는 유형은 잘린 아이들이나 때려치운 아이들보다 오히려 아주 무기력한 방식으로 학교에 남아있거나 학교로부터 밀려나온 아이들이었다. 징후는 아이들의 몸에서 나타난다. 이런 아이들은 적극적으로 대들거나 반항하는 것이 아니라 몸이 아프다. 병원에 가도 특별한 원인이 없다. 학교에 다니기 싫어서 마음에 병이 든 것이다. 그렇게 지각과 조퇴, 결석을 반복하다 어느날 장기결석이 시작된다. 그러다 출석일수를 채우지 못하면 유예되거나 제적된다.

 

(61)

이런 점에서 볼 때 학교에서 장애 학생이 차별당하고 배제되는 이유는 단순히 다른 학생들이 장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이는 철저하게 한국에서 학교가 운영되는 시스템에서 발생한다. 한국의 학교는 소수의 특권층을 대상으로 한 입시 위주의 경쟁체제로 운영된다. 이러한 운영체제에서 그 경쟁을 따라오기 힘들거나 그러한 경쟁을 거부하는 학생들은 학교교육에서 배제당할 수밖에 없다. 장애 학생들 또한 그렇게 밀려난 여러 학생들 중 하나이다.

 

(84)

우리가 일선 학교에서 학습 부진 학생 지도와 관련하여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부진아 제로’라는 용어인데, 이 ‘부진아 제로’라는 말은 결핍 패러다임으로 학습 부진 문제를 바라보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용어는 학습 부진의 원인이 다층적이며 어떤 요인의 경우 장기적인 접근을 필요로 하는데도, 부진 학생에 대한 배려없이 학습 부진의 원인이 어떤 것이든지 이를 색출해 제거하겠다는 폭력적인 논리를 전제로 가지고 있다.

 

(91)

사실 학습부진을 유발하는 가장 큰 요인 중의 하나가 교사의 수업이다. 우선 학습 부진은 교사의 수업 진도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진도 부진으로부터 야기된다. 특히 학교교육에 평가, 즉 입시제도가 미치는 영향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교육과정에 따라 진도를 나가는 것은 교사들의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생들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남들보다 학습 진도를 미리 나가는 것, 즉 사교육을 통해 선행학습을 해두는 것이 필수라는 생각이 팽배해 있다.

 

(101)

이제까지 학습 부진의 문제는 학교가 부진 학생을 엄혹하게 선별해 내서 이들에게 특별과정에 참여하도록 하고 그 성취 결과에만 초점을 맞추었지, 부진이 이루어지는 맥락은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시험을 통한 학생 선발 체제가 교사들로 하여금 수업을 그저 진도나가는 시간으로 만들었고, 이러한 체제 속에서 협동 보다는 일제식 학습이, 통합 학습이 아니라 수준에 따라 분리한 수준별 학습을 선호하게 되었다. 결국 수업에서 배움은 사라지고 끊임없는 선별만이 남게 되었다. 장애와 마찬가지로 누구나 어떤 특정한 시점에서 학습에 곤란을 겪을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학습에서 곤란을 겪어 낙오되거나 소외된 상태로 수업을 계속 듣다보면 학교에 다니는 것이 가방만 들고 왔다 갔다 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핀란드와 덴마크 등과 같이 교육과 복지가 잘 구조화된 나라에서는 선별과 낙인에 기반하지 않고 삶의 질이라는 관점에서 특수교육과 연계해 학습 부진 문제에 통합적으로 접근한다.

면담을 진행한 10명의 학생들에게 공통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점은 경쟁 중심의 학교 문화, 진도 나가기 위주의 수업, 학생들에 대한 학교의 몰이해, 시험에 의한 선별과 낙인이 이들을 학습 부진아로 만들었고, 그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만듦으로써 아이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의미없는 존재이며, 학습 부진은 오롯이 자기 책임이라고 내면화하도록 만들었다는 사실이었다. 다시 말하자면 학교가 학습부진아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250-252)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정신질환의 의미와 공식적인 범주, 치료법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은 미국의 정신의학계이다. ‘정신의학의 성서’로 불리는 [DSM], 즉 ‘정신질환 분류체계’는 미국 정신의학협회가 발간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미국의 정신의학 전문가들이 전 세계 사람들을 ‘정상’과 ‘비정상’으로 결정하고 분류할 수 있는 권력, 즉 ‘글로벌 스탠다드’를 틀어쥐고 있는 것이다.(물론 우리 아이들의 정상/비정상도 당연히 이 분류체계에 따라 나뉠 것이다.)

그렇다면 이들 정신의학 전문가들의 연구와 학회 소집, 논문 출간 등에 드는 비용을 대고 그들을 ‘관리’하는 것은 누구인가. 두말할 것도 없이 다국적 제약회사들이다. 자산규모가 수십억달러에 이르는 이 복합기업들은 엄청난 마케팅을 통해 새로운 질병들을 증상 풀 속에 계속 추가해 나가도록 영향을 미치면서, 그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약들을 팔아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 - -

우리 사회의 현실은 어떤가. 항정신성 의약품에 속하는 염산데칠데니데이트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서 남용할 경우 약물의존성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일으킬 수 있는 ADHD치료제가 일반 병원에서 성적향상과 집중력 강화를 위한 약, 즉 ‘공부 잘하는 약’으로 둔갑하여 어린 학생들에게 처방되고 있는 현실은 이미 보도(‘일부 정신과 의원, 멀쩡한 아이 정신 장애 환자로 처방’, <경향신문> 2007년 11월 1일자)를 통해 알려진 바 있다. 주의가 산만하고 좀처럼 가만히 있지 못하는 아이들의 행동(대부분은 지극히 자연스런 행동 범주에 속한다)조차도 새로운 질병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우리 사회의 현실이 제약회사들의 마케팅과 무관하다고 할 수 있을까?

- - - 홍콩의 초기 거식증(섭식장애) 환자들은 미국을 비롯한 서구의 환자들과는 증상에 대한 자기진술 등에서 명백한 차이를 보였다. 한마디로 날씬하고 예뻐지려는 욕망, 자신의 신체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 등이 이들 홍콩의 완자들에게는 처음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것은 어느 사회와도 다른 사회적․문화적 맥락을 지니고 있는 홍콩 여성들의 ‘심적 고통’의 호소였다. 그런데 미국식 거식증 개념이 이 사회에 도입되자마자, 홍콩의 환자들도 자신의 병을 수입된 개념의 병에 맞추어 진술하고, 또 그러한 거식증 환자들의 수가 놀랄 만큼 늘어났다. 병의 이름과 개념이 오히려 그 질병을 한 사회에 유포하고 전염시킨 대표적인 사례인 것이다.

 

No. Subject Author Date Views
251 좋은 아버지 수업 (임정묵) file 넷볼러 2012.12.28 40
250 크로마뇽 (브라이언 페이건) file 넷볼러 2012.12.17 28
249 2020 부의 전쟁 in Asia (최윤석, 배동철) file 넷볼러 2012.12.02 55
248 우리교육 100문 100답 (이범) file 넷볼러 2012.11.13 46
247 함께 읽는 체육 스포츠 이야기 (송형석) file 넷볼러 2012.10.30 59
246 되살아나는 뇌의 비밀 (이쿠타 사토시) file 넷볼러 2012.08.30 63
245 빅브레인 (게리 린치, 리처드 그레인저) file 넷볼러 2012.07.01 97
244 교육전쟁 (마틴 메이어) file 이민표 2010.04.25 63
243 입시공화국의 종말 (김덕영, 2007) file 넷볼러 2012.05.24 135
242 가지않은 길 2 (최의창) file 넷볼러 2012.02.28 159
241 뇌 맵핑마인드 (리타 카터) file 넷볼러 2012.01.03 151
240 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 (짐 콜린스) file 넷볼러 2011.12.14 141
239 통합적 스포츠맨십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적용 (박정준) file 넷볼러 2011.12.02 173
238 스포츠로 세상읽기 제3판 (이학준) file 넷볼러 2011.10.11 180
237 학벌사회 (김상봉) file 넷볼러 2011.10.05 165
236 가르칠 수 있는 용기 (파커, J. 파머) file 넷볼러 2011.09.10 247
235 핀란드 교실혁명 (후쿠다 세이지) file 넷볼러 2011.08.22 205
» 오늘의 교육 (교육공동체 벗) 이민표 2011.08.16 174
233 핀란드 교사는 무엇이 다른가 (마스다 유리아) file 넷볼러 2011.08.11 190
232 왜 학교는 불행한가 (전성은) file 넷볼러 2011.07.30 138

SportsTime from 1998. copyleft. oak82@naver.com.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Sketchbook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