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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기업은 다 어디로 갔을까, 짐 콜린스, 김명철 옮김, 김영사, 2010.

 

 

몇 년전 ‘Good to Great’(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책을 보았다. 짐 콜린스라는 사람이 쓴 책인데 이번에 그의 책을 또 보았다. 짐 콜린스는 지난번에는 성공한 기업들이 어떻게 성공했는지를 분석했는데 이번에는 좋은 기업들이 어떻게 망했는가에 대해 썼다.

 

저자는 이전의 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발전한 회사를 분석해보니 자신이 잘하는 곳에 집중하면서 사람경영을 잘한 기업이 성공했다고 했다. 특히 주로 내부인사를 발탁한 것을 중요하게 꼽았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외부에서 영입한 리더들은 좋은 회사에서 위대한 회사로의 도약과의 상관관계가 부정적이었고 회사 내부 출신들이 긍정적인 결과를 나타냈다고 보았다. 망한 기업들은 6배나 자주 외부에서 CEO를 영입했다는 것이다.

 

조직을 잘 아는 사람이 그 조직을 이끌어 갈 때 성공의 기회가 생길 확률이 높지 잘 모르는 외부인이 조직을 이끌 때 그 조직이 잘 되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어쩌면 상식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월드컵 1차예선 마지막 경기를 3개월 남겨놓고 감독을 경질한 축구협회의 경솔함이 인터넷에서는 도마 위에 올라 있다. 몇 일전 조광래 감독을 경질한 축구협회가 감독직을 맡을 사람을 찾지 못하고 있단다. 내국인 중에는 물망에 오르는 사람이 있어도 고사하고 있고, 외국인을 데려오자니 3개월만에 선수파악해서 경기에 나간다는 게 어렵단다. 이럴 줄 모르고 덜컥 감독을 잘라버린 협회의 과감성에 찬탄을 금할 수 없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 때 차범근 감독을 경질했던 대한민국 축구협회다. 현재 전투중인 부대의 지휘관을 잘라버리는 일을 저질렀던 협회에게 이 정도의 일은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어쩌다 축구이야기로 넘어 가버렸는데, 말 나온 김에 한마디 더 하자.

 

조광래 감독의 경질에 결정적인 요인이 된 것은 지난번 일본한테 3:0으로 진 것과 약체라던 레바논 한테도 1:2로 진 것이다. 지난 가을 일본한테 진 것은 그동안 한일전 전적을 볼 때 엄청난 충격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날 결과에 그리 놀라지 않았다.

 

그동안 일본축구의 실력이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게 성장해있는 상황에서 최근 위태위태하게 경기를 해오던 차였기 때문이다. 그날의 경기는 한국축구의 바닥을 보여준 경기였다. 엷은 선수층임에도 간신히 정신력으로 버텨오다 결국 올 것이 온 것이다.

 

1993년 J리그를 출범시킨 일본축구는 놀랍게 성장했다. 2002월드컵 이후 월드컵에서 나타난 일본축구의 수준이 그 증거이며, FIFA 랭킹이 이를 증명한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현재 한국은 32위, 일본은 19위다. 그동안 한국이 일본전에서 이겼던 것은 주로 80년대까지였다. 이후 90년대에 힘겹게 이기다가 2000년대 들어서는 참패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지난번 3:0으로 졌을 때 한 후배가 이런 말을 했다.

 

“왜 이제야 이런 일이 일어나지? 진작에 일어났을 일인데.”

 

그렇다. 이미 일본 축구는 한국에 앞서있다. 그나마 한국 축구가 일본에 앞선 것은 식민지 역사를 되새기며 뛰는 정신력이었다. 그러나 이제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뒤진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박지성, 이영표, 이청용 등이 빠지면서 전력에 공백이 컸다고 하지만 오히려 이것은 한국축구가 두세 명 정도의 주전만 빠져도 전력이 현저하게 약해지는 수준이라는 사실을 드러낸 것이다.

 

* 한국축구

- 전국 50여개의 고등학교 축구부에서 배출되는 얇은 선수층

- 관중없는 축구경기

- 1-2부 없이 진행되는 경기

- 국가대표 선발권을 갖는 감독과 축구협회의 감정싸움

- 2011년 승부조작 사건이 있었던 K리그

 

* 일본축구

- 고등학교에만 4천개의 축구부

- 1,2부로 운영되어 매년 상하위 두 개팀이 교체되는 승강제 리그

- 엄청난 관중

 

이것이 우리와 일본의 차이다. 이제 일본에게 졌다고 우리팀 감독에게 화풀이 하지 말고 우리의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짐 콜린스가 Good to Great에서 지적한 점과 관련이 있는 부분이 이것이다. 일본은 자기 스타일로 꿋꿋하게 j리그를 만들어 10여년을 키웠고 그 결실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소수의 선수들만을 고집하며 엘리트체육에 집중하고 있다.

 

만일에 축구협회가 서울올림픽이 끝난 20년전부터 축구부 학생들의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권장하면서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시스템을 제도화했더라면 아마 지금 고등학교 축구부가 50여개에 불과한 실정까지는 안갔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90년대까지 있었던 체육특기자의 일반학과 진학제도까지 없어진 상태다.

 

 

‘정상적인 학교생활 제도화’는 다음과 같이 만들어질 수 있다.

- 정상적인 수업 참여

- 선수들도 일반학생들과 똑같이 학교활동 참여

- 선수들에게 운동부 활동시간 제한 및 기타 시간 학업활동 보장

- 합숙활동 금지

- 일반학생들에게 개방되는 축구부 운영 시스템

- 성적제한제 도입

 

‘성적제한’은 최근 학교체육법이 국회에서 논의되면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나 외국에서는 보편화된 제도다. 미국에서는 C- 이하는 경기출전이 금지되어 있고, 일본도 일정 성적 이하는 운동부활동을 못하게 한다. 우리만 성적과 관계없이 운동을 하고 있다. 그 결과 미국과 일본은 운동부에 아이들이 넘쳐나고 우리나라는 줄어드는 선수지망자로 인해 존폐의 기로에 선 운동부가 한 둘이 아니다.

 

한편 한국의 입시현실을 반영해 상급학교 전형에 특기자제도가 더욱 탄탄하게 자리잡도록 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스포츠클럽 활동 경력을 상급학교 전형에 반영하도록 하자는 운동을 하고 있으니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운동을 잘하면 대학에 갈 수 있는 제도가 있었는데 대한민국의 체육인들은 스스로 밥그릇을 차버린 셈이다. 그런 제도가 있을 때 운동만 시키지 말고 공부도 시켜 대학에 보냈더라면 지금은 운동을 한 학생들이 들어갈 수 있는 자리가 더 많아지지 않았을까.

 

이전에 있던 체육특기자제도를 통해 선수들이 대학 일반학과에 갈 수 있었던 제도가 체육관련학과만 진학할 수 있도록 축소되는데도 대한체육회 등 체육관련 단체들은 아무런 역할도 못했다. 당시까지의 운동부 시스템에 대한 반성과 개혁에 대한 고민은 커녕 성명서 한 장 발표한 곳이나 있었나?

 

결국 운동부 출신들이 대학으로 진학하는 기회가 더 줄어들었고 학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운동부에 들어가는 것이 더 꺼려지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운동으로 성공하지 못하면 인생의 낙오자요 패배자가 되기 쉬운데 누가 운동부에 들어가겠는가.

 

한국의 현실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이 누군가? 현실을 냉정하게 알고 여기서 장기적으로 나아갈 바를 모색해야 함에도 선수출신 관계자들은 단기간의 성적과 제 앞가림에 눈이 어두워 한국체육의 앞날에 제 방향을 제시하지 못햇던 것이다.

 

 

‘Goot to Great'에서는 내부에서 발탁된 사람들이 회사 내부의 문제가 무엇인지 잘 알아 이것을 개선하려 했으며, 화려한 경력과 사업방향 보다는 무엇을 해야할 지에 초점을 맞추는 식으로 회사를 운영한 것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또한 무엇을 할 것인가 뿐만아니라 무엇을 하지 말아야할 지에 대해서도 똑같이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도 높이 평가한다.

 

위대한 회사로 도약한 기업들은 무슨 이름이나 슬로건, 출범식, 프로그램을 거창하게 내걸고 그들의 전환을 공표한 적이 없다. 그들은 그저 묵묵히 일했을 뿐이다. 그렇게 하다보니 거대한 회사가 되어 있더라는 것이다.

 

그러면 한국 축구계는 무엇을 해야할까? 방향은 이렇게 되어야 하지 않을까. 당장의 단기적인 목표에 집착해서는 안된다. 장기적이고 튼튼한 뿌리를 만드는 것이 기본방향이 되어야 한다.

 

- 공부와 운동을 병행하는 학교운동부 시스템 정착

- 그러기 위한 첫단계로 운동시간을 줄이고 남는 시간은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연수, 제도 등) 마련

- 초중고교 운동부와 스포츠클럽을 구분하지 않고 출전하는 아마추어 리그 개최

- 가장 중요한 것 : 운동부(스포츠클럽) 경력을 상급학교 입시전형에 반영하도록 하는 것

 

이미 깨달았어야 할 과제들임에도 한국 축구계는 2002월드컵 4강 같은 신화에 만족하며 문제의 근본원인와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번에 읽은 책에서 몰라하는 기업에서 나타나는 제1단계 징조가 ‘성공으로부터 자만심이 생겨나는 단계’다.

 

 

저자는 몰락하는 기업은 5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1단계 : 성공으로부터 자만심이 생겨나는 단계

2단계 : 원칙없이 더 많은 욕심을 부리는 단계

3단계 : 위기 가능성을 부정하는 단계

4단계 : 구원을 찾아 헤매는 단계

5단계 : 유명무실해지거나 생명이 끝나는 단계

 

한국 축구는 1단계를 2002년에 거쳤다. 이미 한국 축구의 위기가 이전부터 나타났음에도 그 위기상황을 감지하지 못하고 2002년 4강 신화(말그대로 ‘신화’)를 이룸으로 자만심이 높아졌던 것이다. 한국 축구의 위기는 체육특기자 대학전형 인원 축소, 축구부 선수수 감소, K리그 관중 극소수 등에서 나타나며 이런 문제는 해마다 감지할 수 있는 문제였다.

 

그런데 협회가 2년전 내놓은 것이 주말리그제다. 주말리그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않는다. 주말리그제를 하는 이유는 학생들의 수업결손을 막고 공부를 시키자는 것인데, 방과후에 늦게까지 학생들을 붙들어 놓고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못하도록 해놓아 이전과 별반 달라진 것이 없이 하는 주말리그제는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에 다름아니기 때문이다.

 

나이키로부터 500억이나 스폰을 받는 축구협회는 그 돈을 받아 무엇을 하고 있는가? 대한민국에서 유년축구는 있어도 소년 축구는 없다. 다시말해 초등학교까지는 축구를 시켜도 중학교에 가는 순간부터 다 접는다. 대한민국의 입시현실이 그렇다. 이 현실을 뚫고 나가는 방법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과 방법모색이 필요한 때다.

 

12월 8일 올림픽파크텔에서 있었던 학교체육진흥세미나(2012년 주5일제가 시행되면서 주말에 확산될 체육활동에 대한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에서 있었던 일이다. 토론자로 나선 서울시교육청의 오정훈 장학사는 교과부의 정책에 대한 문제와 위험성을 자세히 지적해서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런데 공식적인 것은 아니지만 토론을 정리해 달라는 쪽지를 갑자기 받았다. 원래 토론자에게 주어진 시간이 20분이었단다. 그런데 10여분 정도 지났을 때 오장학사에게 시간이 오래되었으니 정리해 달라는 쪽지가 갔던 것이다. 이 일을 보면서 이런 정도의 문제제기도 수용하지 못하는 것에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잘못된 점을 비판할 때 이를 적극적으로 해석해서 진실로 문제라고 판단되면 그것을 해결할 생각은 안하고 왜 이야기를 못하게 하단 말인가. 이게 무슨 세미나인가?

 

건강하고 발전이 가능한 조직이라면 이렇게 하지 않는다. 조직이 발전하려면 비록 그것이 유쾌하지 못한 이야기라도 듣고 조직이 개선되고 발전하는데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이 바로 Goot to Great에서 저자가 발견한 성공한 기업들의 생리였다.

 

독후감 쓰면서 이야기가 자꾸 옆으로 샌다. 여기까지 그만.

 

 

 

(22)

위대한 기업도 몰락할 수 있다. 아무리 많은 것을 이루었어도, 아무리 멀리 앞서가도, 아무리 많은 힘을 갖고 있더라도 쇠퇴할 가능성이 있다. 가장 강한 것이 정상의 자리를 지키는 법은 없다. 누구든 몰락할 수 있으며 대개는 결국 그렇게 된다.

 

(37)

“행복한 가정은 다 똑같다. 반면 그렇지 못한 가정은 모두 제 각각의 원인으로 불행하다.”

 

(57)

예술가의 삶을 떠올려보라. 피카소는 소설가나 은행가가 되기 위해 회화와 조각을 버리고 자신을 새로 만들어나가지 않았다. 그는 ‘예술가’라는 근본을 잃지 않은 채 뚜렷이 구분되는 창의적인 단계, 즉 청색시대(주로 푸른색을 쓰던)로부터 입체파, 초현실주의를 거치며 평생 그림을 그렸다. 베토벤 역시 시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기 위해 음악을 버리면서 자신을 재창조하지 않았고,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작곡가로 남았다. 또한 피카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3번 교향곡을 쓰고 난 이후에 남긴 9편의 교향곡은 저마다 다르게 발전해갔다.

 

(60)

여기에서 핵심은 ‘변하지 않아 실패했다’로 요약될 만큼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지만 일관된 원칙이 없는 회사도 전혀 변화를 추구하지 않는 회사와 마찬가지로 실패한다. 고유 관행이나 전략을 고수하는 것 자체가 무조건 틀렸다는 것(실제로 위대한 기업들은 시간이 흘러도 변치않는 일관성을 유지한다)이 아니다. 관행 뒤에 놓여있는 성공조건을 이해해야만 관행을 계속 유지해야할 때와 변해야 할 때를 구분할 수 있다.

 

(61)

우리가 만난 최고의 경영자들은 호기심 많은 과학자처럼 끊임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들은 만나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있는 것을 죄다 흡수해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의욕을 가진 학생이었다. 아는 사람(“왜 이렇게 되는지 나는 다 알고 있어. 내가 설명해줄게”)과 학습하는 사람 사이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아는 사람(knowing people)은 두 가지 경로를 통해 회사를 망하게 한다. 첫째, A&P의 사례처럼 특수한 관행을 신조처럼 여기고 고수한다(“이렇게 해서 성공했다는 것을 알고 있잖아. 의심할 필요가 없어.”). 둘째, 최초의 성공을 가능하게 만든 조건들이 적용되지 않는 분야에 진출하거나 한계를 넘어 확장하려 한다(“계속 성공했으니 이제 투자를 늘리고 규모도 키워야지.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 수도 있어.”).

 

(66)

* 성공이 선사한 부작용, 자만

성공은 일시적이고 운이 따라야 하며 때로는 희박한 확률 아래 죽을 힘을 다해 쟁취하는 것인데 마치 당연하다는 듯 여긴다. 어떤 상황이 주어지더라도 성공은 영원할 것이라고 믿기 시작한다.

 

* 방치되는 첫 번째 플라이휠

경영자들은 외부의 위협, 새로운 모험과 기회 등에 정신을 빼앗겨 첫 번째 플라이휠을 방치하고 성공을 가져다준 창의적인 열정을 더는 회복하지 못한다.

 

* ‘무엇’이 '왜‘를 대체

성공의 수사학(“바로 이것을 했기 때문에 우리는 성공했다.”)이 성공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왜 우리가 이 일을 했는지 그리고 어떠한 조건 아래에서 더는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성공했다.”)을 잠식한다.

 

* 학습의욕 상실

경영자들이 위대한 사람들의 특징인 호기심과 학습욕구를 잃어버린다. 위대한 사람들은 아무리 큰 성공 앞에서도 처음과 동일한 기울기의 가파른 학습곡선을 유지한다.

 

* 행운의 역할 무시

운과 우연의 역할을 인정하지 않고, 전적으로 회사와 리더십의 탁월성 덕분에 성공했다고 가정한다.

 

(70)

사람들은 흔히 위대한 기업이 추락한 원인은 대부분 혁신거부, 과감한 행동 부재, 변화 등한시에 있거나 아니면 단순히 게을러서 현실에 안주하다가 뒤쳐졌기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하곤 한다. 하지만 우리가 조사한 데이터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다. 물론 현실에 안주하고 변화와 혁신을 거부하는 기업은 결국 망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우리는 조사한 기업들에서 현실에 안주해 몰락했다는 증거를 찾기 어려웠다. 그보다는 오히려 과도한 욕심을 부려 스스로 화를 자초한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었다.

 

(83-86)

몰락을 경고하는 징조 중에서 가장 뚜렷한 것을 고르라면, 핵심 위치에 적임자가 배치된 비율이 감소하는 것을 들 수 있다. 1년 365일 언제라도 다음의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조직에서 핵심 요직은 어디인가? 그 자리에 적임자가 배치된 비율이 얼마나 된다고 자신할 수 있는가? 그 비율을 늘려나갈 계획이 있는가? 적임자가 요직을 떠날 경우 이를 보완할 계획이 있는가?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위대한 기업으로 떠오를 때는 캘리포니아 전역의 모든 지점에서 웬만한 대출 결정은 분명 대출담당 매니저에게 달려 있었다. 머데스토(Modesto)든 스톡턴(Stockton)이든 애너하임(Anaheim)이든 모든 지점의 매니저는 자신의 대출 포트폴리오 구성에 관해 다른 사람을 쳐다볼 필요없이 스스로 책임지고 결정했다. 그러나 뱅크오브아메리카가 몰락하면서 100여개의 대출심사위원회가 생길 정도로 결재 계층이 복잡해졌고,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해 서명이 최대 15개나 필요하기도 했다. 그렇다면 대출 결정을 책임지는 사람은 누구일까?

- - -

조사결과, 훌륭한 리더가 모인 경영진이 일련의 뛰어난 의사결정을 해나갈 때 성과가 비약적으로 도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단계 기업을 조사한 우리 연구의 중요한 핵심은 한 기업이 비범한 성과를 지속하는 것은 적임자를 핵심 요직에 얼마나 잘 배치하고 유지하느냐에 좌우된다는 점이다.

 

원만하지 못한 권력 승계의 문제

기원전 44년 3월 15일,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로마의 폼페이우스 극장에서 칼로 23군데를 찔려 숨을 거두었다. 그에게는 양자로 삼은 조카의 아들 옥타비아누스가 있었다. 당시 열여덟 살이던 옥타비아누스는 카이사르의 오랜 동맹자였던 마르쿠스 안토니우스나 클레오파트라(카이사르와의 사이에 아들을 둔)에 비해 권력을 차지할 인물로 보이지 않았다. 그 덕분에 카이사르의 적들은 옥타비아누스를 별다른 위협 세력으로 여기지 않았다.

하지만 옥타비아누스는 권력을 차지하는 데 뛰어난 자질을 보였다. 그는 카이사르의 충성스런 병사들을 규합해 자기 휘하의 군대를 만들었으며, 기원전 42년에는 카이사르의 적을 소탕한 뒤 안토니우스, 클레오파트라와 대결하는 한편, 원로원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 권력을 합법화했다. 그는 로마의 전통에 위배되는 명예는 교묘히 거부하고 대신 그럴듯한 주장으로 실권만 취했다. 이후 20년간 차근차근 준비해 사실상 로마의 첫 번째 황제로 등극한 그는 아우구스투스라는 칭호를 얻었고 40년 이상 제국을 다스렸다.

가렛 페이건 교수는 솜씨있게 로마의 황제로 등극한 아우구스투수를 역사상 가장 수완이 좋은 정치가로 평가한다. 아우구수투스는 로마를 통합하고 내전을 종식시켜 평화로운 제국을 건설했다. 또한 정부 시스템을 재설계해 제국을 확장하는 동시에 로마를 번영시켰다. 비교적 검소한 집에 살면서 과시하기를 피했고 정치적 책략에서 뛰어난 천재성을 발휘했으며, 공식적인 법률과 군대의 힘을 동원하기보다 ‘제안’을 통해 대부분의 목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아우구스투스는 이후 수세기 동안 로마제국을 괴롭힌 만성적인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다. 바로 승계의 문제다. 아우구스투스 이후 로마제국은 능력있는 지도자와 폭군, 심지어 칼리굴라나 네로 같은 반미치광이 독재자를 번갈아 황제로 두어야 했다. 물론 로마제국의 몰락 원인이 권력승계 문제에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뛰어난 리더십이 발휘될 수 있는 효과적인 관련 이양 메커니즘을 만들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88-89)

“한 개인이 지속가능한 위대한 기업을 만들 수는 없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 권력을 쥔 잘못된 리더 한 사람이 기업을 몰락으로 이끌 수 있다. 그만큼 적임자를 뽑는 일이 중요하다.”

 

(95)

1985년 모토로라 엔지니어가 휴가지에서 이리듐에 대한 아이디어를 떠올렸을 때만 해도 휴대전화 서비스망이 지구촌 대부분은 커버하게 되리라고 예측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1996년에는 이리듐의 대규모 추진에 반하는 실증적인 증거가 쏟아져 나왔다.

 

* 몰락하는 팀과 발전하는 팀 비교 : 리더십과 팀 내 역학관계

 

몰락하는 팀

발전하는 팀

사람들이 비난이나 문책을 받을까봐 좋지 않은 사실을 상부에 숨긴다.

사람들이 유쾌하지 못한 사실들을 토론의 장에서 꺼내놓는다. 리더들은 어려운 현실을 드러내는 사람들을 비난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믿을 만한 데이터나 증거없이 자기 의견을 강력히 주장한다.

사람들이 데이터 증거, 논리, 근거를 갖고 토론에 임한다.

팀 리더가 팀원들에게 묻고 대답하는 비율이 줄어든다. 비판적인 주장은 회피하고 엉성한 추론과 근거가 부족한 주장을 수용한다.

팀 리더가 소크라테스처럼 수준 높은 질문을 하고 답하는 비율이 높다. 상황을 꿰뚫어볼 수 있도록 사람들을 독려한다.

결정이 내려진 후에도 팀원들이 이를 성공시키기위해 노력하지 않으며 심지어 사실과 달리 그 판단을 깎아 내린다.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심하게 이견을 보였더라도 결정이 내려지면 마음을 모으고 그 판단이 성공하도록 노력한다.

팀원들이 동료를 신뢰하고 칭찬하는 대신 자화자찬을 늘어놓는다.

팀원들이 동료의 성공을 신뢰하고 자랑스러워하는 등 남을 칭찬한다.

팀원들이 팀 전체를 위한 최선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주장을 펼치고 논쟁한다.

팀원들이 개인적 위치가 아니라 팀 전체를 잘되게 만들기 위한 최선의 해결책을 찾고자 주장을 펼치고 논의한다.

팀이 지혜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실패의 장본인을 찾기 위해 서로를 비난하며 실수를 되짚어본다.

팀이 뼈아픈 경험에서 지혜를 얻기 위해 서로에 대한 비판없이 실수를 분석한다.

팀원들이 뛰어난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저조한 성과, 실패에 대한 책임을 다른 사람이나 외부 요인에 돌린다.

팀원들이 모두 뛰어난 성과를 올린다. 성과가 줄어들면 전적으로 책임을 수용하고 실수에서 배운다.

 

 

(129)

- - - 우리 연구에서는 외부에서 구원자로 온 CEO들이 대부분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앞서 진행한 연구를 살펴보면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이끈 CEO의 90퍼센트가 내부 출신이었던데 비해, 외부 CEO를 고용한 기업의 3분의 2 이상은 그에 필적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147)

기업이 무너지는 근본 원인은 리더들이 바보같은 결정을 했기 때문이 아니다. 제니스의 경우가 보여주듯 아무리 똑똑하고 능력있는 리더일지라도 1단계부터 4단계까지 거치며 현금이 고갈되는 상황에서는 기업의 운명을 통제하기 어렵다.

 

(162)

정말로 위대한 조직과 단순히 성공적인 조직의 차이는 어려움을 겪느냐 겪지 않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려움 혹은 재난을 당한 뒤 다시 되살아나고 이전보다 더 강해질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위대한 국가는 몰락하더라도 부활할 수 있다. 위대한 기업은 몰락하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위대한 사회단체 역시 몰락했다가도 다시 일어선다. 위대한 개인도 무너졌다가 다시 살아난다. 철저히 무너져 게임에서 완전히 도태되지 않은 상태라면 항상 희망은 있다.

 

- - - 처칠 - - -

 

 

서문 위대한 기업도 언제든 쓰러질 수 있다

 

조용히 다가오는 파멸의 전조

몰락으로 향하는 정점

그 모든 변화와 혁신에도 불구하고…

 

몰락의 5단계

6,000년의 기업 역사는 말한다

강한 기업이 몰락하는 5단계 틀

어두운 여행, 출구는 있는가

 

1단계- 성공으로부터 자만심이 생겨나는 단계

자만의 폐혜

성공 원인에 대한 착각

 

2단계- 원칙 없이 더 많은 욕심을 내는 단계

현실 안주보다 무서운 과다한 욕심

성장에 대한 과도한 집착

팩커드 법칙의 위반

원만하지 못한 권력 승계의 문제

 

3단계- 위험과 위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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