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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가, 김종배, 쌤앤파커스, 2012, 14,000원.

 

 

아이폰을 사용하는 나는 팟캐스트 방송을 자주 듣는다. 자주 듣는 팟캐스트 중에 김종배씨가 진행하는 ‘이슈 털어주는 남자’가 있는데, 이 방송은 시사적인 사건이나 문제들을 대담방식으로 집중 분석하는 프로로 이 팟캐스트를 듣다보면 해당 문제에 대해 자세한 실상과 문제 및 관점이 생긴다.

 

이 책의 저자인 김종배는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10년 넘게 출연했다고 하는데 왜 나는 기억을 못할까? 아마 자주 듣지 않고 또 듣더라도 이름을 기억하지 않고 흘러가는 식으로 들어서 일 것이다.

 

이 책은 정치와 사회문제를 날카로운 시각으로 분석한 김종배가 ‘내편, 네편’을 가르는 언론, 사실과 사실의 관계가 비틀리고 꼬인 뉴스들이 홍수처럼 넘쳐나는 시대에 과연 어떻게 진실을 봐야 하는지에 방법을 가르쳐 주고 있다.

 

쓰레기 만두소 파동, 학생 체벌 공방, 비정규직법, 김관진장관 암살조, 노동자대회의 ‘계획된 죽창’ 보도, 지방의원들이 쥐락펴락하는 학운위, 신영철 대법관의 재판개입 사건과 진보성향 판사모임인 우리법연구회 보도, 노조파업으로 인한 회사 파산 보도의 진실, 8․31부동산대책과 ‘세금폭탄’ 보도 등 다양한 사건들에 대한 언론의 보도사례를 들고 어떤 방법으로 오류와 의도된 거짓말을 하고 있으며 그런 배경에는 어떤 의도가 있는지 설명하고, 뉴스와 사건간의 ‘부적절한 관계’가 무엇인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정치적 구도를 창출하거나 소멸시키려는 언론의 숨은 의도를 파헤친다.

 

다만 뒷부분에 가서 글쓰기에 대한 내용을 많이 다루고 있어 흥미가 반감된다. 시사적인 보도에 대한 분석을 시종일관 유지하지 않고 글쓰기를 잘하는 방법을 이론적으로 서술하고 있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논술서적인지 시사서적인지 헷갈린다.

 

 

(39-40)

‘세금폭탄’이라는 개념이 그런 경우다. 노무현 정부가 2005년 8․31부동산대책을 내놓자 보수언론과 당시 야당이던 한나라당은 이를 ‘세금폭탄’이라는 개념으로 형상화했다. 대상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터지는 폭탄, 어느 한 곳을 겨냥하지 않고 방사 형태로 터지는 폭탄에 8․31부동산대책을 비유함으로써 노무현 정부가 국민 대다수의 호주머니를 털어간다고 선전했다.

그 위력은 컸다. 8․31부동산대책은 ‘집부자’들을 겨냥한 것이었는데 중산층과 서민만 애꿎은 피해를 보는 것으로 비쳤다. 8․31부동산대책의 골자는

 

- 종합부동산세의 과세기준을 기준시가 9억원에서 6억원으로 하향조정해 그 대상을 늘리고

- 1가구 2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율을 50%로 정해 무겁게 매기며

-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제도를 시행하고

- 취․등록세율을 각각 0.5%포인트 인하하는 것으로

 

집부자들에겐 더 많은 세금을 거두는 반면 1가구 실소유자에게는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였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보수언론과 한나라당이 실거래가 신고제도를 시행하면 취․등록세액이 올라가 중산층과 서민에게도 피해가 간다며 ‘세금폭탄’이라는 개념을 앞세웠기 때문이다.

이 때문이었을 것이다. 2006년에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당시 집권여당이던 열린우리당은 호남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에서 한나라당에 완패했다. 그 뒤 “세금폭탄이라는 용어 하나 때문에 참패했다”는 말이 당시 여당이던 열린우리당 안에서 돌았다.

사실과 본질을 ‘부적절한 관계’로 맺어버리면 인식의 기초를 비틀어버린다. 나아가 ‘부적절한 관계’를 형상화한 용어를 의도적으로 설정한 사람들의 정서를 움직인다.

 

(121)

그런 점에서 뉴스는 퍼즐조각과 같다. 뉴스 속 사실에 매몰되면 이 뉴스가 왜 나오는지, 이 뉴스가 어떤 방향을 향하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퍼즐조각도 마찬가지다. 퍼즐조각에 있는 그림은 기괴하기 짝이 없다.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퍼즐 조각 하나하나를 맞추다보면 큰 그림이 드러나고, 조각 하나하나가 위치해야 하는 곳을 새삼 알 수 있다.

- - -

따라서 이 방법을 쓰려면 논리, 즉 ‘합리적 의심’외에 또하나의 무기를 장착해야 한다. 바로 ‘정치적 의심’이다. 사건의 맥락을 거스르는 부적절한 뉴스를 내놓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언론 또는 언론이 호의적으로 대하는 세력의 이해관계 때문이기도 하고, 그런 세력의 힘을 키우려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결국 뉴스의 의미는 뉴스의 의도이고, 목적이다. 어떤 의도와 목적을 간파하려면 끊임없이 ‘정치적 의심’을 해야 한다.

 

(129-130)

대표적인 사례가 총리실 불법사찰의 피해자인 김종익씨에 대한 일부 언론 뉴스다. 2010년 6월 29일 MBC <PD수첩>이 김종익씨와의 인터뷰 내용을 방송하자 <동아일보>가 문제제기를 했다. 김종익씨의 집에서 이뤄진 인터뷰다 보니 자연스레 김종익씨 뒤에 있던 책장이 화면에 잡혔는데 이걸 문제삼고 나섰다. <동아일보>는 책장에 꽂혀있던 책 가운데 [한국민중사], [현대 북한의 이해], [혁명의 연구], [사회주의 개혁과 한반도] 등에 진보적 사회과학 서적이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며 “그가 어떤 분야에 관심을 두는지 짐작하게 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보도했다. 나아가 “김씨가 <PD수첩>이 묘사한 것처럼 ‘평범한 은행원’만은 아닌 것 같다”는 한 누리꾼의 댓글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종익씨가 노동운동을 하다가 숨진 고 김종배씨의 친형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언론도 있었다.

의도한 바가 뭔지는 분명했다. ‘민간인’ 김종익씨를 ‘붉은색에 물든’ 김종익씨로 둔갑시킴으로써 불법사찰 파문을 희석시키려 한 것이다. 사건의 성격을 정부 대 국민에서 보수 대 진보로 바꾸려고 한 것이다. - - -

언론은 이처럼 현실에 깊숙이 개입한다.

 

(153-154)

더불어 <조선일보>는 사건의 성격을 법원 내 세력싸움으로 몰았다. 법원 내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우리법연구회’ 회원들이 기획․주도한 사건으로 묘사했다. 법원 내부 통신망에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글을 올리고, 신영철 대법관을 만나 몰아주기 배당에 항의한 판사들 중 ‘우리법연구회’ 회원이 아닌 판사도 여럿 끼어 있었지만 <조선일보>는 이들 전체를 ‘우리법연구회’ 회원으로 일반화한 뒤 이를 지렛대 삼아 ‘좌파세력’을 끌어냈고 ‘세력싸움’으로 묘사했다.

<조선일보>가 이 같은 반격에 나서면서 역학관계는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신영철 대법관의 ‘부당한 재판 개입’사건은 ‘보수 대 진보세력 간의 싸움’으로 비쳤고, 보수 세력은 신영철 대법관을 향해 절대 자리에서 물러나서는 안 된다며 압박 반 지원 반의 목소리는 쏟아냈다.

그래서었을까? 대법원 진상조사단이 2009년 3월 16일 신영철 대법관의 재판 개입 의혹 대부분을 사실로 판단하고 “사법부 독립을 저해할 수 있는 중차대한 문제”로 결론지었는데도 이후 과정은 흐지부지 됐다. - - -

야당들이 2009년 11월 6일 뒤늦게 신영철 대법관의 탄핵 소추를 발의했지만 엿새 뒤인 12일 탄핵소추안은 자동 폐기됐다. - - - 그 결과 신영철 대법관은 지금 이 시각까지 대법관의 지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조선일보>가 사건의 성격을 새로 규정하고, 구도를 다시 짠 결과 사건의 역학구도가 바뀌면서 전개방향까지도 틀어져버린 것이다.

 

 

여는 글 | 민주시민으로 살기 위한 올바른 주권 사용법

 

1부 뉴스 제대로 읽기

 

j뉴스는 생선이다 | 뉴스는 관계다 | 부적절한 관계와 합리적 의심 | 의심의 합리성

언어의 감옥에 갇힌 언론

언론이 갖다 붙인 이름 | 모래성 속의 기둥 | 판단 착오의 원인 | ‘노 터치’와 ‘체벌’의 행간

원인 분석의 오류와 억울한 희생양

결과 안에 숨어 있는 원인 | 이빨 빠진 원인 찾기 | 부적절한 관계의 피해자

조건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최소한의 조건 | 사실과 조건의 부조화 | 조건에 대한 의심과 판단

적벽의 변수와 어긋난 예측

복잡다단한 조건 | 무리한 예측과 전망 | 헤아리지 못한 변수, 어긋난 상수 | 작용과 반작용의 변수

계획된 죽창 vs 우연한 죽창

근거가 곧 증거다 | 미약한 증거와 성급한 일반화 | 절대수치가 말하지 않는 것 | 객관성, 대표성, 신뢰성

희망버스를 보는 두 가지 잣대

판단 기준이 되는 전제 | 임의의 전제도 참이어야 한다 | 있는 대로 보기, 보고 싶은 대로 보기 | 정파적 논리와 차단의 벽

[ 정리 ]

 

2부 뉴스를 둘러싼 것들

 

사건 지도에서 뉴스 좌표 찾기

뉴스 속 퍼즐 조각 맞추기 | 민간인 불법사찰의 구도 | 성격, 역학관계, 여론 | 평범한 은행원과 빨갱이 사이 | 정당한 고발인가 정파성인가

피플오션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공방전

시대와 민심의 긴밀한 관계 | 사각 링 위의 공방전 | 민심 들끓게 만든 ‘나홀로 특채’ | 강렬하지 못한 이슈 | 너는 얼마나 깨끗한데?

선수로 뛰어드는 언론

언론과 특정 세력의 긴밀한 관계 | 세력 대결에 개입하는 언론 | 판세를 바꾸려는 꼼수

부처님 손바닥과 같은 민심

‘내 문제’와 ‘그들의 문제’ | 민심을 우습게 본 결과 | 여론을 읽으면 앞날이 보인다

[ 정리 ]

 

3부 글쓰기의 최전선

 

논리적인 글쓰기의 기본 원리

읽기와 쓰기의 원리는 같다 | 관점은 곧 주제다 | 어디에 방점을 찍을 것인가? | 논리적 관계의 흐름 | 엄밀한 표현이라는 덕목

송곳과 과녁 먼저 만들기

진부한 글, 내달리는 글 | 무엇을 논증할 것인가? | 관점을 먼저 설정하라

곧게 뻗은 대나무처럼 쓰기

왜 논리적인 글을 쓰는가? | 논증의 과정 파악하기 | 자가당착과 논점 일탈

팽팽하게 펼쳐진 우산의 살

탄탄한 기둥 세우기 | 전제를 참으로 만드는 근거 | 복합적인 분석의 함정 | 전제는 근거에 의지한다

마디에서 마디로 가는 과정

글에도 마디가 있다 | 전제들 간의 교통정리 | 물고 물리는 전제와 주장

논리적 표현은 기교가 아니다

개념 구사의 엄밀성 | 개념과 개념의 관계 | 문장과 문장 간의 관계 | 표현은 기교가 아니다

[ 정리 ]

 

닫는 글 | 더 큰 세상에서 자유롭게 소통하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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