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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 고등부 분리를 제안합니다

 

(한겨레 신문) https://www.hani.co.kr/arti/opinion/because/101415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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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호 학교체육지도자

 

 

전국체육대회(전국체전)가 8일 경북 구미에서 개막합니다. 올해 전국체전에는 코로나19로 고등부 학생선수만 참가합니다. 학생선수와 그들을 지도한 교사, 지도자, 학교체육 관계자들 모두가 이번 대회의 주인공이라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들은 주인공이 아니라 ‘들러리’가 되고 있습니다.

전국체전은 대한체육회에서 주최하고, 각 경기단체가 주관하는 대회입니다. 각 시도체육회 산하 종목별 경기단체가 선수 선발, 선수단 코치진과 임원진 선임은 물론 훈련비, 참가비 등의 예산집행까지 맡고 있습니다. 그들은 사실상 학교체육의 교육적 효과에는 큰 관심이 없습니다. 오로지 경기력 향상과 눈앞의 결과에만 사활을 걸 뿐입니다. 체육회와 여러 경기단체는 ‘공부하며 운동하는 학생선수 양성’이라는 교육부 정책에도 지속해서 문제를 제기해왔습니다. 학교 운동부가 경기력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부작용과 각종 사건·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간접적 원인을 제공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전국체전에서도 각 연맹의 임원이나 관계자들은 학생선수를 직접 지도하고 선발한 학교의 감독교사와 지도자를 선수단에서 배제한 채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들은 학생선수를 직접 지도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대회 기간 학생들에 대한 교육적인 지도와 관리보다는 메달 획득과 시도별 종합점수에 주로 관심을 두게 마련입니다. 스포츠 분야에서 벌어지는 많은 사건·사고의 근본적 원인은 승리와 메달 획득만을 지향하기 때문입니다. 결과도 의미가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학생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자세와 바람직한 삶의 태도를 배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국체전 기간에 고등부 학생선수가 대학일반부와 함께 합숙하면서 종종 비교육적 환경에 노출된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학교와 시도를 대표해서 고교 1~3학년 미성년자가 참가하는 대회라면 마땅히 성인문화에 일찍 노출되는 것을 예방해야 합니다. 그런데 학생선수를 ‘학생’이 아닌 ‘선수’로만 보는 일부 시도 경기단체는 이를 방관하기만 합니다. 교사와 지도자들을 대회 현장에서 배제함으로써 전국체전 참가 학생선수들의 지도 관리에 큰 공백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해답은 전국체전에서 고등부를 분리하는 것입니다. 학생선수를 위한 교육적 체육대회를 마련해야 합니다. 학교체육은 그동안 교내외를 통틀어 수많은 체육대회를 개최한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학생선수들을 사랑과 열정으로 가르쳐온 교사와 지도자, 학교체육 관계자들이 있습니다. 교육적인 지도와 대회 운영을 통해 학교체육의 일관성이 확보될 수 있다면, 스포츠가 교육의 일부로 확실하게 자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학창 시절 ‘공부하며 운동하는 학생선수’로 지도를 받고 대회에 참가하는 경험을 통해 성장한 학생들이 학교를 졸업해 성인 운동선수가 된다면 최근 스포츠 (성)폭력 사건이나 인권침해 등 운동부의 부조리한 폭력문화는 자연스럽게 순화되고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교육기본법 9조에 ‘학교 교육은 공공성을 가지며’, ‘학생의 창의력 계발 및 인성 함양을 포함한 전인적 교육을 중시하여 이루어져야 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학생을 위해, 학생선수를 위해, 학교체육을 위해 체육교사를 비롯한 많은 관계자들이 오늘도 열정을 쏟고 있습니다. 그 열정의 결실은 우리 학생들의 행복한 미래이며,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일 것입니다.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opinion/because/1014153.html#csidx9ce1106af7f30959728cf7752434b7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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