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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스포츠혁신은 학생선수의 학습권 보장부터 / 이용수 (세종대 체육학과 교수)

 

(한겨레신문) http://www.hani.co.kr/arti/opinion/because/899099.html

 

 

초등학교 시절부터 축구가 좋아 새벽부터 학교 운동장에서 뛰어놀았다. 몇몇 친구들이 모여 담임 선생님에게 정식 대회에 참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졸랐다. 우리의 성화에 못 이긴 담임 선생님이 교장 선생님께 말씀드려 정식으로 축구부 창단이 이루어지고 본격적인 훈련을 하게 됐다. 학교 양호실의 작은 방 두개를 숙소로 하여 합숙훈련을 했다. 부모님들이 식사를 준비해주셨고, 새벽 운동, 오전, 오후까지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하루에 세번씩 훈련을 했다. 새벽 운동이 끝나면 코치 선생님이 조그만 메모지를 하나씩 나누어 주면서 수업에 들어가고 싶은 학생은 ○표를 하고, 그렇지 않은 학생은 ×표를 하라고 했다. 대부분 ×표를 하여 수업에는 참여하지 않고 오전, 오후 훈련을 계속했다.

 

 

적성과 운동 능력 등을 고려하여 전국에서 선발한 체육 중학교의 학교생활은 초등학교 때와 많은 차이가 있었다. 전교생이 학생선수였고, 학업도 강조하여 일반 중학교 과정을 똑같이 배웠다. 전교생을 대상으로 영어 교과서 암송대회를 했던 기억도 남아 있다. 암송대회 방식은 교장 선생님이 학년, 반, 번호를 추첨으로 정하고 선정된 학생의 학년에 따라 1과, 2과 등 소제목을 읽어주면 학생은 교과서 내용을 영어로 암송하는 것이었다. 추첨으로 뽑힌 모든 학생이 지정한 영어 교과서를 유창하게 외웠다. 초대 서울체육중학교 교장이셨던 고 김성수 선생님의 철학과 모든 선생님, 학생들의 열정이 반영된 결과였다. 중학교 3년 과정에서는 전국대회 출전을 하지 않았고 기초체력과 각 종목의 기본기술, 그리고 중학 교과과정을 학업적인 부분부터 충실히 익히도록 했다. 그때 유행했던 가요 또는 팝송에 영어 교과서 내용을 넣어 노래로 흥얼거리며 외웠던 영어 문장이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다.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헌법 제31조 제1항의 표현처럼 학습권은 기본적인 교육받을 권리를 의미한다. 1985년 유네스코에 의해 채택된 학습권 선언문에 의하면 학습권은 ‘읽고 쓸 권리이며, 질문하고 분석할 권리이고, 상상하고 창조할 권리다. 또한 자기 자신의 세계를 살피고 역사를 이어갈 권리이자, 교육의 수단을 얻을 권리이며, 개인과 집단의 역량을 발달시킬 권리’다. 단순하게 수업을 듣고 학습을 하는 차원을 넘어 질문하고, 상상하고, 자신의 세계를 살피고 역사를 이어가며, 개인과 집단의 역량을 높이는 권리다.

 

 

학생선수들의 학습권이 지도자의 선택에 의해 결정돼서는 안 된다. 특히 초·중·고등학교 학생선수의 경우, 상급학교 진학이라는 현실적 목표를 위해 자행되는 학습권 침해로부터 보호돼야 한다. 현장에서 교육받을 권리가 무시되는 가장 큰 이유는 상급학교 진학 방법이 학업과 연관이 없거나 학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적기 때문이다. 대학 입시 체육 특기자 특별전형 방법의 주요 전형 평가 요소는 일반적으로 경기 실적, 실기심사, 학생부, 면접 등이다. 대부분 대학의 경우, 경기 실적 및 실기심사 반영 비율이 높고 학생부 반영 비율이 높지 않다. 또한 전형 요소에 반영되는 교과목이 국어·영어 등 일부 과목에 한정돼 있다. 교실에서의 학업에 대한 평가 요소가 대입 특기자 전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기 때문에 비중이 높은 경기 결과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최종 선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도로 학생부 비율이 반영되지 않으면 학생선수들은 교실에서의 학업에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다. 학업에 대한 관심은 학생부 반영 비율의 상향 조정과 반영 교과목의 확대로 유도해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스포츠혁신위원회가 학교 스포츠 정상화 방안을 권고했다. 체육 분야의 우수 인재를 선발하는 본래 목표를 달성하면서 학생선수들의 미래를 위해 학업에 대한 관심을 유도해낼 수 있는 제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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