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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로 휴식을 해야하는 시대

넷볼러 2017.07.26 07:43 Views : 37

1. 과거의 경험 하나

2000년도에 캠핑카를 빌려 가족과 함께 유럽을 여행한 적이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여행하던 중 차를 시내에 세워놓고 관광을 하고와보니 운전석 쪽 윈도우 옆 삼각유리가 깨져있었다.

도둑이 들었던 것이다.

여행 일정이 정해져 있어 우리는 스페인에서 수리를 못하고 창문이 깨진 채로 프랑스까지 와야했다.

당시 우리가 빌린 차는 포드사에서 만든 것으로 마침 일정에 있는 니스에 포드자동차 공장이 있어서 그곳에 수리를 맡기러 갔다.

여행일정상 그 차를 당일날 즉시 수리를 하고 떠나야했는데, 공장에 들른 시간이 오후 거의 저녁시간이 다됐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그 공장에서는 즉시 수리를 못한다고 했다. 운전석 옆 백미러가 있는 삼각형 모양의 작은 유리만 갈아끼면 되는 것이라 시간도 오래걸릴 거 같지 않은데 못한단다. 아직 해가 벌겋게 떠 있는 대낯이었는데, 근무시간이 끝났으므로 그날 더 일을 할 수가 없다고 당시 사무실에 있던 근무자가 그러는 것이었다.

마음이 급했던 우리, 같이 갔던 매제가 뇌물(?)을 찔러주고 고쳐달라고도 했다.

그러나 그 근무자는 자기도 하고 싶지만 노조규정이 있기 때문에 일하면 안된다고했다.

결국 차를 맡기고 나서 다음날 찾아와야 했다.

덕분에 일정이 하루 늦어졌다.

 

2. 과거의 경험 두번째

1996년 로마를 여행할 때, 바티칸박물관 안에 있는 기념품 가게에서 엽서를 사려할 때 일이다.

그때 시간이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데, 엽서를 몇 개 고른 후 카운터에 가져가서 계산을 하려고 줄을 섰다.

사람이 많았다.

줄이 줄어들더니 내 앞사람까지 왔는데 더이상 안판단다.

가게문 닫을 시간이니 엽서를 갖다놓고 나가라는 것이다.

자기 근무시간이 끝나 퇴근해야 하니 그냥 가란다.

사실 엽서 몇 장 사는 일은 1분 이면 끝날 일이다.

그런데 문 닫을 시간이라 물건을 안파니 그냥 나가라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돈을 보여줘도 효과가 없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세계 최장노동시간을 자랑(?)하는 한국에서 그런 사건은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뇌물을 찔러주면서까지 제발 지금 차를 고쳐달라고 해도 지금 일할 수 없으니 내일 오라고 하고, 지금 문닫을 시간이라 엽서 몇 장도 못파니 그냥 가라는 그들의 문화, 아니 제도인가 규정인가.

그들은 그렇게 삶을 여유있게 느리게 사는 문화가 일상화되어 있었다.

 

3. 대통령 선거의 기억

2012년 대통령선거 후보 중에 "저녁이 있는 삶"을 구호로 내건 사람이 있었다.

 

4. 최근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일

얼마전 고속도로에서 버스기사가 졸음운전을 하다가 승용차를 들이받아 부부가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

어제 가락동 시장에서는 드나드는 화물차들의 운행기록을 조사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4시간 운전을 하면 의무적으로 30분을 쉬게하는 규정이 지켜졌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규정이 있었다보다.

그런데 기록장치가 정상이었던 차는 조사한 22대중 2대 뿐이었다고 한다.

버스기사가 쉬지도 못하고 일을 하다가 운전 중 졸아 사고를 내고, 화물차 기사들이 과로로 조는 것을 방지하고자 운행기록장치를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것도 잘 안되고 있는 것이다.

 

1996년과 2000년에 유럽에서 겪었던 일과 대조적인 일들이 지금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

유럽사람들은 이미 휴식을 당연시하고 제도화하면서 일을 하지 않거나 못하게 했는데, 우리는 아직도 일을 많이 하는 문화/인식이 일반화되어 있다.

뉴스에 나온 화물차기사는 운행기록장치가 자기가 단 것이 아니라는 둥 불만섞인 투로 말을 했다.

 

어떤 것이 좋은 것인가.

일을 많이 하여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좋은가, 아니면 강제로 휴식을 취하도록 하는 것이 좋은가.

개인과 공공의 입장에서 서로 다르게 판단이 나올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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