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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노벨상'과 관련된 우리나라의 부끄러운 기억

 

오마이뉴스 : https://news.v.daum.net/v/20201021103300577

 

 

김대중1.jpg

 

노벨상을 창시한 노벨(Nobel)은 1833년 10월 21일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태어났다.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하여 엄청난 거부가 된 노벨은 세상을 떠나기 약 1년 전인 1895년 11월 27일 인류 복지 향상에 크게 이바지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라면서 자신의 전 재산을 스웨덴 과학아카데미에 기부했다. 
스웨덴 과학아카데미는 노벨의 유산에서 나오는 이자로 1901년 이래 노벨상을 수여하고 있다. 노벨상은 본래 물리학, 화학, 생리학·의학, 문학, 평화 등 5개 부문이었는데, 스웨덴 국립은행이 창립 300주년을 맞아 별도의 기금을 납입하면서 1969년부터 경제학 부문이 추가되었다. 수상자에게 주어지는 상금은 약 13억 원 수준이다.

 

수상자 선정은 분야별로 주체가 다르다. 물리학상, 화학상, 경제학상은 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한림원), 생리·의학상은 스톡홀름에 있는 카롤린 의학연구소, 문학상은 스웨덴·프랑스·에스파냐의 세 아카데미, 평화상은 노르웨이 국회가 선출한 5인 위원회가 분담한다. 수상식은 노벨이 1896년 12월 10일 세상을 떠난 것을 기려 매년 12월 10일에 거행된다.

 

노벨상은 국적, 남녀, 신분 등에 아무런 차별을 두지 않고 분야별로 최고의 업적을 이룬 사람에게 주어진다. 이는 노벨의 유언에 따른 조치이다. '국적, 차별, 신분 등에 아무런 차별을 두지 않는다!' 얼마나 멋진 말인가! 그렇게 되면 세상을 원망하지 않고 모두들 최선을 다할 것이다. 새삼 노벨이 존경스럽다. 

 

"아무 차별 없이 업적만으로 수상자를 결정하라"

 

노벨상 이야기를 할 때마다 마음에 괴로움을 주는 어떤 장면이 떠오른다. 인터넷 포털을 검색하면 지금도 여전히 기사로 확인되는 우리나라의 참담한 일이다. 기사의 앞부분은 2000년 10월 13일 오후 6시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그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발표하면서 말한 내용이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200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한국과 동아시아 민주주의와 인권 신장 및 북한과의 화해와 평화에 기여한 한국의 김대중을 선정했다. 한국에서 수십 년 동안 지속된 권위주의 체제 속에서 계속된 생명의 위협과 기나긴 망명 생활에도 불구하고 김대중은 한국 민주주의의 대변자였다. 그가 1997년 대통령 선거에 당선됨으로써 한국은 세계 민주주의 국가 대열에 들었다."

 

기사는 김대중의 노벨상 수상에 대한 세계 여러 곳의 반응을 보여준다.

 

세계 언론은 김대중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크게 보도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호외를 발행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사설에서 김대중의 수상을 '아시아 민주주의의 승리'로 다루었다. "김대중씨는 자유와 민주주의가 인종·지역·문화를 떠나 인류 보편의 가치이자 소망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미국 대통령 클린턴도 전화로 김대중의 수상을 축하했다. "이 세상에서 대통령님만큼 이 상을 받을 만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넬슨 만델라도 축하 전화를 했다. "불굴의 의지로 고난을 극복하고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면서 깊은 감명과 존경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10월20일 서울에서 열린 아셈(아시아·유럽정상회의)에서도 각국 정상들은 김대중의 수상을 축하했다. 
 
그런데 국내 일부에서는 나라 망신을 시키는 반응을 보였다. 야당과 보수 언론은 노벨평화상 수상을 반대했고, 야당 지지자들은 노르웨이에 반대 편지까지 보냈다. 수상이 결정된 뒤에도 노벨상을 받으려고 돈으로 로비를 했다는 말을 퍼뜨리기도 했다. 노벨상 수상자 선정위원장 베르예는 "노벨상을 주지 말라는 로비가 있었다"고 밝히면서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스웨덴과 노르웨이 한국 동포들은 인터넷에 글을 올려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이후로 한국인들은 노벨상을 받을 수 없을 것이다. 스웨덴 한림원이 한국이라면 넌더리를 내고 있다." 노르웨이 현지 신문은 수상자 선정과 관련해 "과거에는 이런저런 자격 시비가 있었지만 김대중 대통령은 단 한 건의 반대 의견도 없었다"고 보도했다.

이상의 기사 내용은 한겨레신문 2016년 9월 7일 자 기사 <"노벨평화상 수상 반대 시비에 가슴 아팠죠">를 인용하거나, 참조하여 재구성한 것이다. 연합뉴스 2017년 10월 19일 자 <MB국정원 'DJ 라프토상' 취소 청원도... 노벨상 취소공작 차원>보도에도 비슷한 내용이 실렸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취소 청원뿐만 아니라 국제적 인권상인 '라프토상' 취소 청원 공작에도 나선 사실이 드러났다. 10월 19일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 등에 따르면 국정원 심리전단은 2010년 3월 김 전 대통령의 라프토상 취소 공작 계획을 당시 원세훈 원장 등 수뇌부에 보고했다.

심리전단은 '보안'으로 분류한 내부 보고서에서 노벨평화상을 취소시키려면 이에 앞서 받은 권위 있는 인권상인 라프토상을 취소시키는 '단계적인 공작'이 필요하다면서 자유주의진보연합 간부를 통해 노르웨이의 라프토상 시상단체에 서한을 보내겠다는 계획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고서에는 "김대중이 김정일에게 뒷돈을 주고 한 남북정상회담을 공적으로 받은 노벨평화상을 취소시키겠다"는 취지의 표현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점은 국정원이 자유주의진보연합 간부를 통해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 김 전 대통령의 노벨상을 취소해달라는 청원 서한을 보낸 직후다. 국정원은 16일 이명박 정부 시절 심리전단이 원 전 원장에게 보고하고 노벨상 취소공작에 나선 사실이 확인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후로 한국인들은 노벨상을 받을 수 없을 것이다. 스웨덴 한림원이 한국이라면 넌더리를 내고 있다"는 보도는 읽는 사람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한국문학평론가협회가 펴낸 <문학비평용어사전>은 교양을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미숙한 상태의 개인이 사회와의 갈등관계를 거치면서 보다 성숙한 상태로 발전되는 양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일련의 일들로 전 세계가 우리나라를 교양 없는 국가로 여길 수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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