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운영자 > 체육바라보기

문화연대 뉴스레터

 

http://www.culturalaction.org/xe/newsletter/137276

 

이민표 영원중학교 체육교사

 

학교스포츠클럽리그, 학교체육의 대안을 찾다

 

 

정재영(체육문화위원회 활동가)

 

 

지난 2년간 서울시교육청은 ‘문예체 전문강사 지원 프로그램 사업’의 일환으로 ‘학교스포츠클럽리그’를 운영해왔다. 2011년 중학교에 시범적으로 시행되었던 학교스포츠클럽리그는 2012년 초중고로 확대되어 중학교 415개 팀, 초등학교 184개 팀, 고등학교 110개 팀이 참가하며 학생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동안 학교체육은 수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입시경쟁체제, ‘엘리트선수’와 ‘일반학생’이라는 이분법적 구조로 인해 진정으로 학생 모두를 위한 학교체육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여전히 많은 학생들은 더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공부와 씨름하고 있으며, 엘리트선수들은 공부와는 분리된 채 오로지 운동에서만 삶의 길을 찾아 나간다. 소위 ‘스포츠선진국’이라 불리는 미국과 유럽의 교육과정과 비교해봤을 때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그런 면에서 학교스포츠클럽리그는 주목할 만하다. 토너먼트로 실시되던 학교스포츠클럽이 리그로 전환되고, 교육청에서는 학생들에게 스포츠 경기를 위해 필요한 유니폼, 장비 등은 물론 경기장까지 지원해준다. 학생들이 신체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저변을 만들어주는, 그야말로 ‘전폭적인 지원’인 것이다.

 

문화빵 8호 인터뷰에서는 ‘문예체 전문강사 지원 프로그램 사업’의 파견교사로 학교스포츠클럽리그를 운영해온 이민표 체육교사(영원중학교)를 만나 학교스포츠클럽 리그의 의미를 알아보고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본다.

 

lmp.JPG

 

 

 

 

1. 학교스포츠클럽리그를 2년간 이끌어오셨습니다. 이제 곧 학교로 돌아가시는데요, 소감은 어떠신지요?

‘왜 이런 것을 진작하지 못했나’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미 했어야 하는데 그동안 엘리트 운동 등에만 관심을 가져왔지, 일반학생들의 체육활동을 활성화하고 또 여기서 교육적으로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이런 활동을 해오지 않았다는 것이 굉장히 아쉽습니다. 해보니까 너무 좋았거든요.

 

2. 리그제가 지금껏 시행되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몇 가지가 있겠죠. 하나는 ‘리그 방식’으로 하는 것에 대해서 그동안 마인드가 없었습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문화는 운동부 학생들은 공부 대신 운동에만 집중을 하고, 일반학생들은 운동 대신 공부에만 집중하는 양극단의 문화라고 보는데, 이것이 어느 정도 중간에서 합쳐져야 하거든요. 운동부 학생들도 어느 정도 공부는 해야 되고, 일반학생들도 어느 정도 운동을 하는 그런 문화가 정착이 되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양극단으로 치우친 것이 사실이죠. 최근에는 운동부 학생들도 공부를 시키자는 얘기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일반학생들에 대해서만큼은 체육활동을 어떻게 시킬 것인가에 대한 효과적인 대책이 사실 없었어요. 그동안 학생들의 체력이 약해졌다, 비만 문제가 심각하다 등의 지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학생들이 뛸 수 있게 만드는 사업(대책)이 없었던 겁니다. 그런데 그것을 리그 방식으로 만들어보니까 “아 이게 정말 좋다.”, “학생들이 정말 좋아하는구나.” 이런 반응이 나온 거죠.

올해 같은 경우 초중고 학생 1만4천7백 명이 참가를 했는데요, 12월에 지도자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습니다. 결과를 보니 학생들 스스로 “체력이 좋아졌다.”, “학교생활이 즐거워졌다.” 등의 응답을 한 경우가 정말 많았어요. 성과가 나타난 거죠. 하지만 고민인 건 앞으로 계속 진행하기로 결론이 내려진 이 사업의 예산이 줄어버려서 향후 사업을 어떻게 끌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부분입니다.

 

3. 학교스포츠클럽에 참여한 학생/학부모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학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여기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더 이상 말할 나위가 없을 정도로 좋아했죠. 리그에 참여한 초중고 학생 43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87% 이상의 학생들이 “학교생활이 즐거워졌다”고 대답했고 ‘스포츠클럽에 참여하면서 나에게 생긴 긍정적인 변화가 있다면?’이라는 질문에 88.6%의 학생이 “건강해졌다.”고 대답했어요. 그리고 “친구관계가 좋아졌다.”는 응답도 거의 90%였고요. 부정적으로 나타난 응답은 10% 정도의 학생들이 “부모님과의 관계가 안 좋아졌다.”고 했는데 아마도 입시로 인한 학업의 영향이 있었겠죠. 그리고 ‘리그에 참가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이라는 질문에 “학원 혹은 과외 시간과 중복된다.”라고 46%의 학생들이 응답한 측면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학부모들 경우엔 직접적으로 조사하지는 못하고 학생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설문을 했는데요, 다행인 건 ‘이 리그에 참가하면서 부모님과의 관계가 좋아졌느냐’라는 질문에 “관계가 안 좋아졌다”고 응답한 학생이 작년보다 많이 줄었다는 겁니다. 올해 같은 경우에도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 학부모들이 입시 때문에 좋지 않게 볼까 봐요. 그런데 그게 많이 줄어든 거죠. 학교스포츠클럽리그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학부모-학생간의 갈등이 줄고 서로 어느 정도 이해하는 문화가 생겼어요.

 

c4bf7be79002df8f700390ba8725057b.JPG

 

 

4. 소위 ‘강남’과 ‘강북’에도 체육활동의 격차가 있나요? 편견으로 보자면 왠지 ‘강남’은 체육활동보다 공부를 더 중요시할 것 같은데요.

그럴 것 같은데, 반대입니다. 이번에 중학교 경우에는 축구, 농구를 강남 학생들이 다 우승했어요. 강남이 운동도 더 많이 시켜요. 강북에 비해서 강남은 운동도 잘하고 공부도 잘합니다. 그게 대한민국의 현실이에요. 올해 강남에서 예선을 거쳐 나온 팀들이 결승 토너먼트에서 거의 상위에 올랐어요. 왜 이런 현상이 나오는지 보면 강남 지역 학부모들은 초등학교 때 예체능을 많이 시켜요. 공부만 시키는 게 아니라 다방면으로 많이 시키는 거죠. 예를 들면 강남에 한 초등학교는 ‘홍명보 축구교실’에서 활동하던 학생들이 많이 있어요. 기본기가 갖춰진 이 친구들이 시합에 나오면 당연히 우수할 수밖에 없죠.

중고등학교로 올라가도 이 현상은 유지됩니다. 어렸을 때부터 기본기를 배운 강남의 학생들이 중고등학교로 올라가서도 기초가 부족한 강북 학생들보다 비교적 경기를 잘하는 게 사실이죠.

 

5. 학교스포츠클럽 운영의 실질적인 어려움은 무엇이 있었나요?

내・외부의 어려움이 있는데요, 내부의 어려움은 리그를 진행할 때 각 종목별 단체들과 협조를 하는데, 공공기관이다 보니 예산 운영을 쉽게 할 수 없어요. 예를 들면 심판비를 줄 때도 교육청에서 심판비를 일괄적으로 협회(축구・농구협회 등)에 내주면 되는데, 절차를 따지다보니 일일이 시합에 참가한 심판 각각의 목록을 만들어 개별적으로 줘야 하는 지극히 실무적인 일을 해야만 하죠. 아마도 체육의 특수성을 교육청이 잘 이해 못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그리고 작년에 136개 팀을 혼자 맡을 때는 일의 양이 어느 정도 감당이 됐는데, 올해 참가팀이 700개 이상으로 늘어나면서 업무의 양이 현저히 증가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담당자 역시 늘어나야 상식적인 건데, 이게 정치적인 이유로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곽노현 전 교육감이 올해 초 재판에 들어가면서부터 기존(곽노현 전 교육감이 실행한) 사업이 흔들리기 시작했죠. 자리가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요. 학교스포츠클럽리그 경우에도 사업이 없어질지도 모르니 인원을 증가시켜 달라는 말도 못 꺼내고요. 결국 정치적인 이유, 외부의 힘 때문에 인력을 보충하지 못하니까 혼자 많은 업무를 감당해야 했죠.

 

6. 학교스포츠클럽을 진행하며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이 언제였나요?

학교 시합장마다 출장을 다니면서, 선생님들이나 학생들에게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시합장에 갈 때마다 선생님들께서 “아이들이 너무 좋아해요.”, “학교에서 반응이 너무 좋아요.”라는 이야기를 해주실 때, 그리고 아이들이 경기를 하고 난 다음 좋아하거나 아쉬워하거나 하는 장면을 볼 때 기분이 좋습니다. 이길 때는 마음껏 좋아하고, 지더라도 그 과정을 통해서 아이들이 성숙해나가는 모습들, 그것이 교육의 한 모습이잖아요. 무엇보다 경기 현장에서 많은 기쁨을 느꼈습니다. 지도자와 학생들이 승패를 떠나서 과정 ‘자체’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아이들이 과정을 통해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볼 때 말이죠.

 

7. 학교체육 관련해서 차기 교육감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기본적으로 교육이라는 것이 너무 지식 중심으로 편향되어 있습니다. 그것을 바꿔야 한다고 봅니다. 정치적 입장을 떠나서, 아이들 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관점을 음악・미술・체육을 포함한 ‘종합적인 교육’으로 전환하고 이것이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교육 정책을 실행해야 합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교육은 주지교과 중심으로(국영수 교과 중심으로) 편향된 채 시행되어 왔어요. 그것들을 바꿔 아이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들을 하고 인성도 함양시키는 방식의 교육정책이 나와야 하는 것이고, 스포츠클럽리그도 그런 측면에서 상당히 효과가 있는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교육감이 바뀌든 안 바뀌든 상관없이 교육기관에서는 초지일관으로 학생들의 신체활동에 대한 부분들을 확장시키고 학교에 권장하고 학생들이 많이 참여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84 그토록 증오하던 '침대축구'를 우리가 한걸까 [한국-베트남] file 넷볼러 2018.08.30 20
83 프리미어리그까지 불똥 뛴 브렉시트 file 넷볼러 2018.08.29 24
82 파도에 휩쓸려갔던 소년, 무사히 돌아온 사연은? file 넷볼러 2018.08.02 21
81 세상으로 활동무대 넓히는 운동하는 여학생들 (주간경향) file 넷볼러 2017.12.29 48
80 [Human in Biz] 평창동계올림픽 개최국에 필요한 '당당한 매너' file 넷볼러 2017.12.29 24
79 인성교육 어디로…'철학 없는 교육' 암울한 미래 넷볼러 2016.06.29 80
» [인터뷰]이민표 영원중학교 체육교사 (8호) file 넷볼러 2016.06.28 112
77 올림픽 개최도시의 불편한 진실: 화이트 엘리펀트(White Elephant) 넷볼러 2016.06.13 107
76 인천시, 서민 쥐어짜 재정위기 탈출? file 넷볼러 2015.09.03 51
75 “야구발전 위해선 공부하는 야구인 학교체육서 키워야” file 넷볼러 2015.07.01 29
74 [심층리포트] 평창올림픽 분산 개최 늦지 않았다 file 넷볼러 2015.07.01 117
73 '기계들의 심판'을 부끄러워 말라 file 넷볼러 2015.03.19 42
72 [번역] "또다른 피겨스케이팅 판정 스캔들이 만들어지고 있는가? [20] 이민표 2014.02.23 121
71 브라질 국민이 월드컵 반대 ? 이민표 2013.07.08 100
70 [ 최진기의 뉴스위크 40 ] 2014 인천아시안게임 희망의 인천 이민표 2012.12.23 83
69 [프로야구][종합]KBO 10구단 창단 승인…2015년 1군 진입할 듯 file 넷볼러 2012.12.11 82
68 [보도자료] 선수협, 10구단 창단결정 될 때까지 단체행동 개시 [2] 이민표 2012.12.08 74
67 운동하면 뇌에 영양 전달하는 혈액 늘어…학생 88% ‘학교생활 즐거워졌다’ (중앙) [1] file 넷볼러 2012.12.05 85
66 ‘건강하면 공부도 잘한다’ … 성장점수 상위 10% 학생, 성적 12점 높아(중앙일보) file 넷볼러 2012.11.14 115
65 학생선수도 공부하고 싶다 file 이민표 2010.09.24 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