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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는 여성, 뒤처진 사회④] 세상으로 활동무대 넓히는 운동하는 여학생들

- http://sports.khan.co.kr/sports/sk_index.html?art_id=201712200800003&sec_id=530101&pt=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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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월 경기 가평에서 열린 제8회 K리그컵 여자대학클럽 축구대회에서 연세대 ‘W-KICKS’ 선수들이 서로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학교에서 스포츠를 재밌게 배운 여학생들이 학교 울타리를 넘고 있다. 같은 반 급우들끼리, 다른 반 친구들과 겨루는 것을 넘어서 다른 학교 학생들과도 스포츠를 하는 즐거움을 맛보고 싶기 때문이다. 판이 마련되자 여학생들은 맘껏 뛰놀고 있다. 여학생들은 여자도 운동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고 운동을 잘 할 수 있다는 걸 몸으로 보여줬다. 동시에 운동하는 여학생들이 성인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생활스포츠로 옮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입증됐다.

 

■배우구리그 ‘여학생리그가 성인리그로 옮아갈 수 있다.’

지하철 4호선 고잔역, 초지역, 상록수역 근처 3개 고교 여학생들이 치르는 배구리그다. 배구하면서 배운다는 의미다. 고잔고, 상록고, 초지고 등 참가교 이름 초성을 본떠 ‘상고초려 리그’로도 불린다. 조종현 고잔고 체육교사는 “학교에서 배구를 배운 학생들이 토너먼트제 스포츠클럽대회에서 한 번 지면 모든 게 끝나는 걸 너무 아쉬워했다”고 말했다.

지역 체육관 대관비는 경기도체육회로부터 지원받았다. 한 달에 두 번 정도 토요일에 모여 팀당 12경기 정도를 소화했다. 지난해에는 재학생만 출전했는데 올해는 졸업생들이 팀을 꾸려 총 4개 팀으로 늘었다. 조 교사는 “부모들로부터 동의서를 받았고 가족을 초청하는 행사도 개최했다”며 “시험 기간은 물론 피했다”고 말했다. 배광열 상록고 특수체육교사는 “천현봉 교장이 학교 차원에서 적극 지원했다”며 “몇몇 장애우도 함께 경기를 뛰었고 대회도 운영했다”고 말했다. 코리아 앰뷸런스 최인순 구조대원은 “매번 체육관에 파견돼 대기하고 있다”며 “부상 걱정없이 운동하는 아이들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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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 상록구 각골체육관에서 배우구리그에 속한 선수들이 경기에 앞서 리시브 훈련을 하고 있다. 김세훈 기자

 

안산은 배구도시다. 여자배구국가대표 공격수 김연경도 안산 원곡중학교 출신이다. 어머니 배구단도 20여개가 활동 중이다. 배우구리그가 확대될 경우 학생들이 성인리그로 옮아갈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조 교사는 “내년에 몇몇 학교가 참여의사를 밝혀왔다”고 말했다.

상록고 2학년 김다희양은 “지난 4월 3명이 모여 리그 참여를 논의했고 친구들을 설득한 끝에 리그에 참여했다”며 “처음에는 지는 게 스트레스였는데 지금은 할수록 재밌고 더 잘 할 수 있다는 희망에 즐겁다”고 말했다. 고잔고를 졸업하고 남서울대학교 스포츠건강관리학과 1학년인 김서희씨는 “고 1에 배구를 시작해 벌써 4년째다. 고 3때는 축구도 했다”며 “여학생들도 운동하고 싶은 욕구가 강하다. 여학생이 체육시간에 그늘에 있으려고 하는 건 그전에 체육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한 탓”이라고 말했다. 역시 고잔고를 졸업한 건양대학교 응급구조학교 1학년 최한나씨는 “고교 때 배구를 하면서 활동적인 학과로 진학하기로 결심했다”며 “처음에 막연히 싫은 배구가 너무 재밌어졌다. 어머니 배구단도 들어가고 할머니가 돼도 배구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산지역 학교에서 배구를 지도하는 황석주 한국배구연맹(KOVO) 지도자는 “즐거움이 학생들이 운동하는 가장 큰 동기”라며 “지금 배구를 즐기면 무조건 팬이 되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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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대전에서 열린 전국학교스포츠클럽 넷볼 대회에서 혜원여중과 노형중이 맞대결을 벌이고 있다. 대한넷볼협회 제공

 

 

■넷볼리그 ‘운동에 배제돼온 여학생이 넷볼에 빠져들다’

대한넷볼협회는 지난 11월 대전에서 전국학교스포츠클럽 넷볼 대회를 열었다. 전국 17개 시도 지역리그 상위팀들이 모여 전국 최강을 가리는 대회다. 총 40개 초중고교 팀이 출전했고 제주삼화초, 혜원여자중. 동일여자상업고가 우승했다. 학생들은 학교별로 다양한 부스도 마련해 문화행사도 공유했다. 

2011년 서울시교육청은 중학교를 대상으로 7개 종목을 선정해 리그를 시작했다. 넷볼도 포함됐다. 첫 해 성과가 좋아 2012년부터 초등, 고등까지 확대됐다. 현재 넷볼은 여학생들만 한다. 리그가 가장 활성화된 곳은 서울이다. 초등, 고등은 각각 2개 권역으로 나뉘어 총 20여개 팀씩이 참여하고 있다. 중등은 4개 권역으로 분할됐고 총 24개 팀이다.

넷볼은 평소 운동을 많이 하지 않은 여학생도 쉽게 할 수 있다. 농구와는 달리 드리블이 없다. 볼도 3초 안에 패스하면 된다. 볼을 잡은 선수에게는 90㎝ 이내로 접근할 수 없다. 선수들의 역할과 활동영역이 구분돼 있다. 넷볼은 기술이 부족해도 열심히 하면 이길 수 있다. 진입장벽이 낮고 성취감은 쉽게 느낀다. 대한넷볼협회 이사인 서울 당산중학교 이민표 체육교사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게임해요’라는 말”이라고 “몸싸움으로 인한 부상 가능성이 낮아 여학생들도 맘껏 움직이며 즐겁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산중 넷볼팀은 주당 두 번 운동한다. 방과 후 학원에 가라는 엄마와 싸우고 나오거나 몰래 오는 학생도 있다. 이 교사는 “우리나라 여학생들은 팀 스포츠를 배울 기회가 적어 성인이 돼도 개인종목을 주로 한다”며 “넷볼은 여학생들이 재밌게 운동하면서 팀 스포츠의 교훈을 배우는 데 적합하다”고 말했다. 넷볼은 영국, 호주 등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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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월 경기 가평에서 열린 제8회 K리그컵 여자대학클럽 축구대회에서 한국외국어대학교 FC홀릭스선수가 상대 수비수를 뚫고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대학교 여자축구클럽 ‘축구는 남자들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을 깨다.’

지난달 11월 경기 가평에서는 제8회 K리그컵 여자대학클럽 축구대회가 열렸다. 대학교에 있는 여자축구 동아리 팀들이 모여서 연말에 치르는 대회다. “축구는 남자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편견에 “여자가 축구 하면 안 되나”라고 맞선 지 8년째다. 올해에는 고려대, 관동대, 동아대, 부산대, 서울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숙명여대, 연세대, 중앙대, 한국외국어대, 한국체육대 등 12개교 동아리 팀이 모였다. 체육과 출신 학생들이 중심이 된 팀도 있고 체육과 학생이 전혀 없는 팀도 있다. 미국, 필리핀, 일본 유학생들이 끼어 있는 팀도 있다.

‘철저하게 축구를 즐기자’(한체대 FC천마), ‘축구! 너는 내 숙명’(숙명여대 FC숙명), ‘악으로 깡으로’(성균관대 FC 여우락) 등 팀 슬로건에서는 엘리트 선수 못지않은 열정이 느껴졌다. 동시에 ‘피치 위의 여자는 아름답다’(동아대 DAU-L), ‘축구하는 가시나, 공 차러 가시나’(부산대 PNU Ladies) 등 여자가 축구하는 데 대한 편견을 맞선 구호도 눈에 띄었다.

 

이 대회는 원래 숙명여대가 시작했다. 이후 동아리가 늘어나면서 규모가 확대됐다. 지금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숙명여대와 함께 대회를 개최한다. 연맹 홍우승 과장은 “경기에 몰입하고 집중하는 자세가 점점 진지해진다”며 “축구가 남자종목이라는 편견을 깨고 축구를 즐기는 여대생들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엘리트 선수 출신으로 국가대표까지 지낸 선수진씨(47)는 “지금 후배들은 실력도 좋고 열정도 뜨겁다”며 “운동장에서도 자신을 예쁘고 꾸미는 걸 보면 너무 사랑스럽다”고 말했다. 선씨는 “세레나 윌리엄스, 김연아 등 모두 최고 경리력을 보이면서도 밖에서는 여성으로 어필하고 있다”며 “그래야 스포츠를 하는 여성들이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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